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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학하는 자세 | 신현길 | 2020-06-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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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하는 자세
그동안 참 많은 분들이 학교문을 노크하였고, 또 졸업을 하였다. 수시로 입학이 가능하다보니 연중 새로운 얼굴들을 보게 된다. 어쨌거나 많은 분들이 함께 뜻을 나누며, 기도하며, 정성과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에 고무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척 염려스러움을 떨쳐버릴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신학하는 자세이다.
나이가 많고 적고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방끈의 길이가 길고 짧고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 예로 과거에 평양신학교 시절의 이기풍목사님이 그랬다. 성적이 좀 모자라도 은혜로(?) 졸업하게 된 사례가 있긴 하다. 하지만 그러한 예가 모든 시대, 모든 신학도들에게 공히 적용되는건 아니다. 그 시대에는 우선 사람이 필요했던 시대였다. 하나님께서는 이 나라와 민족의 복음화를 위하여 지체할 수가 없으셨기에, 복음의 초석을 놓는 것이 급선무였기에 특별한 방법으로 일군을 세우셨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 이 시대는 다르다. 사람이 넘쳐난다. 과연 하나님께서 이 시대에 누구를 쓰실까? 어떤 사람을 들어 사용하실까? 졸업만 하면 다 목회지가 주어지고, 다 훌륭하게 사역을 감당하며, 다 성공적인 목회를 한다면 얼마나 좋으랴마는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데 우리의 고민이 있다.
목회 현장이나 혹은 목회 이외의 사역의 현장이나 우리의 섬김의 현장은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다. 성도들의 의식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학생들이나 주일학교 어린이들의 의식도 나날이 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변하지 않는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주를 향한 순수함과 열정만 끌어안고 열심히 기도만 한다고 될 일인가? 아니라고 잘라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열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하나님은 초월자이시지만 보편과 상식을 초월하지는 않으신다. 빈 냄비에 불만 때면 그 냄비는 결국 못 쓰게 된다. 냄비에 뭔가가 있을 때 불을 지피면 찌개도 끓일 수 있고, 국수도 끓일 수 있고, 이것 저것 할 수 있다. 그리고 냄비의 수명도 오래 간다. 그러므로 빈 냄비를 가지고 열심히 왔다갔다 하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말고, 그것으로 자위하지 않았으면 한다. 영국의 철학자 베이컨이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했듯이 우리는 알아야 한다. 열정이 정말 운동(사역)에너지로 바뀌어지기 위해서는 연료를 계속 공급해줘야 한다. 그 연료란 다름이 아니라 지식이다.
무엇보다 먼저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있어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 날마다 하나님 앞에 나아가 그분과 가까이 만나야 한다. 그분과 가까이 교제해야 한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말씀과 기도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신학교 재학시절에 성경 많이 읽고, 기도 많이 해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많이 읽고 깊이 묵상하되 마음판에 새기는 작업도 놓치지 않으면 좋겠다. 성경을 통째로 외우기는 어렵지만, 중요구절을 선별해서 암송하는 것은 작정하고 부지런히 노력만 하면 누구든지 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방법으로 다양한 기도를 경험해 볼 것을 권한다. 하나님은 인격적인 분이시기 때문에 매번 똑같은 방법으로 기도하는 걸 원치 않으신다.
그 다음은 사람을 아는 지식이다. 우리가 신학교에 왜 입학했을까? 단지 졸업장이 필요해서일까? 안수를 받기 위한 절차 가운데 필요한 과정이라서? 아니다. 그건 절대 아니라고 본다. 그렇다면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우리의 교과과정 안에 따지고 보면 상당히 많은 부분이 사람을 아는 지식을 얻는 과목들이다. 모순되게도 신학교인데 "하나님(GOD)"만 가르치지 않고 사람도 가르친다. 교과과정 중에 들어있는 과목은 기를 쓰고 열심히 공부하자! 관련서적이 있다면 추천을 받아서라도 열람하고, 수업시간에 출석 체크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자!
그 다음은 세상을 아는 지식이다.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은 지식기반사회이다. 정보화사회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정보와 지식에 매우 밝다. 그러므로 지금 이 시대와 이 사람들을 섬기는 리더와 지도자가 되려면 이 시대의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하고, 이 시대 사람들의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며 나눌 줄 알아야 한다. 세상을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신문을 보는 것이다. 지면으로 된 신문도 좋고, 인터넷으로 보는 신문도 좋고, 어떤 형태이든 상관없다. 신문을 읽음으로 이 시대와 세상의 흐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신문과 더불어 쏟아지는 신간들 중에 맘에 드는 책을 골라서 한 달에 최소한 한 권 정도는 읽어보자! 성경도 중요하지만 성경(Text)만큼이나 이 시대 사람들(Context)의 관심과 사랑과 아픔과 철학과 가치관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
성경에만 매이지 않았으면 한다. 기도만이 전부라고 치부해버리는 어리석음도 범치 않았으면 한다. 그렇다고 사람을 아는 지식으로 말씀과 기도를 대치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더더욱 세상을 아는 지식으로 빠지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다. 어느 한 쪽으로도 치우지지 말고, 모든 것에 질서와 조화(균형)가 필요하다.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고 다양한 경험과 폭넓은 지식으로 하나님의 뜻과 나라를 세워나갈 수 있기를....
오늘 이 시대는 어쩌면 만능엔터테이너를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능의 사역자가 될 수도 없고, 될 필요도 없지만, 하나님 중심의 균형잡힌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 안에 있는 열정이 마르지 않고, 식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타올라 우리의 다양한 사역과 섬김의 현장에서 끊임없이 새롭게 또 새롭게 변화되어지며 저마다 하나님의 손에 붙잡혀 긴요하게 쓰임받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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